찌라시 언론 기레기 시리즈 [15]: 조선일보 오로라, 장일현, 박진우 기자
오로라 기자
기자는 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종종 관계자 및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그를 인용한다. 만약 출처를 밝히기에 민감한 상황이라면, "익명의 제보자/관계자", "내부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전문가", "공식 발표 전이라 신원을 밝힐 수 없는 내부자" 등등의 수식어를 사용하여 토를 다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 기사 내용은 밝히기 곤란한 비밀 사항이 아니니, 전혀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자가 이 기사를 위해 따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한 게 아니고, 자기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지식을 그럴 듯하게 과대 포장한 걸 수도 있다.
기사의 마지막 문단에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사이드미러는 디자인 측면은 물론 공학적으로도 거추장스러운 부분"이라며 "사이드미러를 카메라로 바꾸면 차량의 공기저항이 낮아지고, 연비도 5~10%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출처를 익명 처리한 건 기자로서 무책임한 실수다. 차량 연비가 5~10% 높아진다는 말을 누가 했는지 꼭 밝혔어야 한다. 그 이유는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언론 보도는 어디선가 줏어들은 소문과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인용한 수치가 틀렸다면 기자 만이 아닌 자문을 한 전문가도 함께 책임질 수 있다.
내가 찾은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잡지 Spectrum 기사 ☞ Cameras Instead of Mirrors? Not So Fast, Experts Say엔 BMW, Chrysler, Ford, GM, Jaguar Land Rover, Mazda, Mercedes-Benz USA, Mitsubishi, Porsche, Toyota, Volkswagen America, Volvo North America의 12개 회사가 참여한 자동차 제조업체 연합(Alliance of Automobile Manufacturers, 줄여서 Auto Alliance)이 그에 관해 미 교통부 소속,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에 제출한 자료가 있는데, 자동차 전체 공기역학적 항력의 2~7%가 옆거울 때문이고, 전체 항력의 10%를 줄이면 연료 3.2%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대치 7% 항력을 줄인다 해도 연료 절약은 2.24%가 된다. 그런데 오로라 기자는 누군지도 모를 업계 관계자 운운하며 5~10%라는 정체불명의 수치를 제시했다.
내가 인용한 영문 기사엔 관련 링크까지 일일이 달아 출처를 분명히 밝혔고, 오로라 기자의 기사엔 관계자가 누군지도 알 수 없고 또 그를 뒷받침하는 관련 링크도 없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또 상식적으로, 독자 입장에서 어느 기사에 더욱 신뢰가 갈까?
장일현 기자
한편 조선일보엔 같은 주제로 오로라 기자의 기사가 그나마 괜찮게 보일 정도로 완전 엉터리 기사가 더 눈에 띈다. 장일현 기자의 제목부터 유치하기 짝이 없는 기사 ☞ [Why] [뉴스 따라잡기] 사이드미러 없는 車, 연비 짱! 엔 연비가 얼마나 절약되는지 단 한마디 언급이 없다. 그냥 연비가 짱이라는 낚시성 기사 제목으로 띨빵한 초등학생 수준의 언어나 구사한다. 박진우 기자의 ☞ 현대차, 거울 없앤 디지털 사이드미러 만드나?란 기사에는 밑도 끝도 없이 "10~15%의 연료 효율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카더라 통신을 자처한다.
박진우 기자
한국 기자들이 온라인 기사 작성 시 꼭 필요한 건, 자신이 직접 터득한 게 아닌, 남에게 전해 받은 정보엔 기사 내용으로 출처를 밝히고, 관련 링크도 달아야 한다는 거다.
왜 이처럼 조선일보엔 함량 미달 기사가 유난히 많은지 잠시 생각해 봤다. 전반적으로 전문성이 많이 떨어지고, 아마도 그 이유는 회사 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싶다. 조선일보는 우선 기자 수가 많다. 평소 같은 주제로 쓴 인해전술 기사도 흔한데, 특히 현 민주화 정부에 대한 정치적 총공세 지령이라도 떨어지면, 정치부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 기자들도 전공에 상관없이 억지로 관련 기사를 만들어 쓰곤 한다. 그러니까 사주의 정치색을 받들고 따르는 것 외엔 뭐 하나 제대로 전문성이 없는 거다.
정치 관련 기사 백자평에 수위를 넘는 댓글은 잘도 찾아 삭제하면서, 다른 일반 기사 내용 중 오류를 지적하는 건 편집부나 기자나 철저히 무시한다. 그건 정치적인 것 외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회사방침을 말해준다.
참고: ☞ Alliance of Automobile Manufacturers' Petition
첨언: '사이드미러(side-view mirror)'라 하지 않고 '옆거울'이라 하면 어디 덧나나? 국립국어원에서 '백미러'란 콩글리시 말고 '뒷거울'이란 순화어를 권유하던데, 왜 옆거울이란 순화어는 없는 주먹구구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이드'가 아니라 '싸이드'란 발음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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