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언론 기레기 시리즈 [33]: KBS 뉴스 9 정연욱 주말 앵커, KBS 서지영 특파원




제목부터 충격적인 정연욱 KBS 뉴스 9 주말 앵커와 서지영 KBS 워싱턴 특파원의 4월 11일 자 보도 내용은 기껏해야 가짜 뉴스의 영역을 넘나드는 교과서적 황색언론 수준이다. 

정연욱 앵커

서지영 기자

"병원 의료진 40%가 코로나19 감염···뉴욕은 전쟁터"라 하면 정상적인 독해력으론 뉴욕 전체 혹은 적어도 뉴욕 다수 병원 의료진의 40%가 코비드-19에 감염되었는 말이다. 그리고 그냥 '뉴욕' 하면 그게 '주'인지 '시'인지 명확지 않아 뉴욕주 전체로 확대 해석할 수도 있어, 그를 구분하는 건 기사 작성의 기본기다. 

아래 KBS 뉴스 동영상을 보면 뉴욕시 브루클린(Brooklyn) 자치구(Borough)의 한 병원에 파견되어 하루 근무한 간호사가 의료진의 30~40%가 확진자라고 말한다. 본래 근무처가 맨해튼에 있는 Mount Sinai 병원 West 분원이니까 브루클린에 있는 Mount Sinai 병원 Brooklyn 분원 이야기일 텐데, 병상 수가 212로 뉴욕시 기준으론 작은 병원이다. 그렇지 않아도 의료진의 40%라면 작은 병원일 수밖에 없다고 난 처음부터 추정했었다. 

Mount Sinai 병원은 지난 20여 년간 문어발식으로 뉴욕 시내 중소형 병원들을 흡수·통합하여 8개 병원으로 확충해왔다. 새로 지은 병원이 아니고 지역에서 수십 년 혹은 100년 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던 병원을 인수하여 간판만 바꾼 거라 병원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Mount Sinai Brooklyn 병원뿐 아니라 뉴욕시 브루클린 자치구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이라 수준 이하인 병원이 많다. 

지금 당장 'Hospitals in Brooklyn'이란 검색어로 구글 검색하면 5점 만점 환자 평가에 대충 3점 미만이다. 한편 'Hospitals in Manhattan' 결과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볼 수 있다. 나라를 불문하고 저소득층 지역엔 의료 환경이 열악하고, 의료진이나 사무직원도 불친절하기 십상이다. 같은 뉴욕시에서 911 전화로 경찰을 부르면 출동 시간이 지역에 따라 10분에서 30~40분까지 차이 나는 거와 같은 이유다. 

그런 모든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한 병원 의료진 30~40%가 코비드-19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건 정말 믿기 어려운 거라 난 직접 검색해 봐야 했다. 둘도 아닌 딱 하나를 찾았는데, 마침 Mount Sinai Brooklyn 병원 CMO(Chief Medical Officer)며 응급실 전문의인 Peter Shearer, MD, 를 일인칭 서술자로 한 3월 26일 자 Inside a Brooklyn Hospital Right Now란 Intelligencer 기사다. 

Dr. Shearer는 병원 전체가 아니라 코비드-19 감염 환자를 다루는 응급실(ER)과 중환자실(ICU) 의료진 135명의 10~15%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한다. 물론 병원 의료진 개인 보호 장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필요 이상으로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건 사실이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의료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도 따질 필요 없이 진실이다. 

동영상 간호사가 평소 근무지가 아닌 딱 하룻밤(Night Shift)만 일한 병원 중환자실의 30~40%라고 말하는 거로 봐서 공식적인 통계는 아니고, 밤 근무하는 스태프만 셈하여 병원에 떠도는 소문을 인용한 거 같다. KBS는 병원의 공식 입장과 통계치를 문의하는 사실 확인 절차를 밟지 않고 성급하게 과장한 보도로 시청자가 병원 전체라고 오해할 수 있게 오도한 거다. 

예로, 유닛에 의료진이 50명이라 가정하고 그중 15명 감염되었으면 30%가 되고, 나아가 병원의 30~40%가 감염되었다고 말하는 거다. 내 사견으론 간호사가 일한 유닛에서도 30~40%란 근거는 확실하지 않다. 저토록 거리에 나가 집회하며 큰 소리로 떠들었는데 현지 언론이 그 사실을 기사화하지 않았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뉴욕시에서 비싼 치료비로 병원 가기를 꺼린다는 건 9.1%의 무보험자와 환자부담금이 많은 불량 보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로, 한국에서 8%의 건보료 장기체납자가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미국에선 보험 유무, 재정 능력, 국적과 상관 없이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법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있다. 

같은 뉴스를 보도하더라도 사실관계에 엄격하지 않으면 언론사는 카더라 통신으로 전락하여 통째로 신뢰를 잃게 된다. '병원 의료진 40%가 코로나19 감염...뉴욕은 전쟁터'란 KBS의 이 기사와 방송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청률만 올리려고 진실을 엿가락처럼 잡아 늘여 허위의 영역을 넘나든 가짜 뉴스의 범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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