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언론 기레기 시리즈 [44]: 조선일보 원선우씨



조선일보  정철환 유럽 특파원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조선일보 파리 주재 유럽 특파원은 유럽 전역(44개국)뿐 아니라 구소련 국가(15개국), 중동(18개국), 아프리카(54개국)까지 담당하고 중복을 제외하면 총 105개국으로, 전 세계 195개국(바티칸과 팔레스타인 포함) 중 절반이 약간 넘는다."고 한다.

즉, 정철환·원선우 두 명의 특파원이 105개국을 담당하며 기사를 작성해 본사로 송고한다는 의미다. 최근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NATO까지 얽힌 국제 정세가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두 특파원이 국제 현안을 취재하기에도 벅찰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기사들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원선우씨는 7월 1일 김어준 총수가 프랑스 파리에 개점한 식당을 방문하고 후기를 기사로 썼고, 다음 날에는 연이어 후속 기사를 내보냈다.


이처럼 국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해외 특파원이 식당 개업 기사를 연속으로 작성한 것은 다소 의외다. 물론 기사 배정은 회사의 편집 방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이러한 취재 역시 본사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국내 언론에서 식당 개업이나 방문 후기를 다룬 기사를 수도 없이 접해 왔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런 분야를 대체로 음식 전문 평론가가 고정 칼럼 형식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전문성이 있어야 음식에 대한 호불호와 평가를 독자들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언론에서는 전문적인 음식 평론이라기보다 촌지와 향응의 댓가로 써준 홍보성 기사가 주류였다.

그런데 이번 김어준 총수 식당 관련 기사는 오히려 정반대의 인상을 준다. 음식 자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사소한 부분까지 부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이 강하게 드러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우선 기사에 실린 김어준 총수의 사진과 식당 내부 사진이 촬영 허가를 받은 것인지 궁금하다. 일반적으로 영업 중인 민간 식당에서 촬영은 업주의 허락이나 취재 협조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기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취재 목적으로 촬영했다면 취재 윤리 뿐 아니라 법적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기사에는 "음식 가격은 파리 한식당 기준 높은 편이었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김어준 총수 식당은 기존의 전통적인 한식당과는 메뉴 구성과 콘셉트가 상당히 다르다. 그렇다면 단순히 '파리 한식당 평균'과 비교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기준인지 의문이 든다.

"대부분 손님은 김씨의 팬으로 보였다."가 도대체 무슨 뜻인가? 그럼 내가 조선일보 홈피에 들어가 원선우씨의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대부분 독자는 원씨의 팬으로 보였다." 이제 왜 내가 '원선우 기자'나 '원선우 특파원' 하지 않고, '원선우씨', '원씨'라 하는지 원씨는 알아들으려나? 기사에서는 김어준 총수의 나이를 괄호 안에 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정보가 기사 내용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비판적인 기사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품격과 예의를 유지하는 것이 언론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주량이 얼마인지와 같은 옛기자들의 구습을 답습하지 않아 다행이라 해야 하나?

"양은 성인 남성 기준으로 많지 않았고, 일반 접시가 아닌 한국식 대접에 플레이팅돼 나이프와 포크로 자르기가 다소 어색했다."는 대목도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성인 남성 기준'이라는 표현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되기 어렵다. 차라리 "기자가 먹기에 다소 적게 느껴졌다."처럼 주관적 경험임을 분명히 밝히는 편이 더 정확하다.

또 '플레이팅(plating)'이라는 표현도 다소 부적절해 보인다. 사진을 보면 음식은 큰 보울(bowl)에 담겨 있으며, 일반적으로 플레이팅은 음식을 보기 좋게 접시 등에 구성해 담아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보울에 담아 제공됐다' 또는 '보울 플레이팅' 정도가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이프와 포크로 자르기가 어색했다."는 문장도 어색하다. '자르기가 불편했다'는 표현이 우리말로는 더 자연스럽다.

또 기사에서는 식당이 "스토리텔링을 내세우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배경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말과 행동, 시각적 요소 등을 활용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표현 기법이다. 이 문맥에서는 "숨은 배경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도로 해도 충분했을 텐데, 굳이 "스토리텔링을 내세운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다소 빈정거리는 뉘앙스를 주는 것처럼 읽힌다.

"직원은 한국식 계산대로 안내했다."는 문장도 마찬가지다. 계산대가 한국식인지 프랑스식인지는 독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는 무의미한 수식어로 보인다. 왜냐하면 서구권에서도 테이블이 아니라 계산대에 가서 음식값을 지불하기도 한다.

기사 말미에는 "기자 신분을 밝히며 명함을 건네자 김어준 씨는 '파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인터뷰 요청에는 "욕하는 기사 쓸 거잖아. 인터뷰는 안 해."라고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만약 취재를 위해 방문했다면 처음부터 기자 신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이 더욱 투명한 취재 방식이었을 것이다. 또한 실제로 기사 내용이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방향으로 작성된 만큼, 김어준 총수의 반응 역시 독자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한편 정부 광고 집행 규모를 보면 조선일보는 2022년 76억 원, 2023년 84억 원, 2024년 88억 원의 정부 광고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광고는 일정한 기준과 목적에 따라 집행되지만, 그 규모와 배분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광고 효과와 공익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기준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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