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언론 기레기 시리즈 [38]: 문화일보 이도운 논설위원
백선엽을 '악질 친일파'로 부르거나 '6·25 전쟁 영웅'이라 칭하는 두 계층으로 극명하게 나뉘는 흑백논리 현상을 보면 한마디로 씁쓸하다. 양쪽 다 맞는 말이지만 그 어느 쪽도 백선엽을 정확히 정의하진 않기 때문이다. 더 한심한 건 백선엽 인물 평가에 엉뚱하게도 이념의 잣대를 사용하는 어리석음이다. 한국엔 이념에 찌든 외눈박이가 너무나도 많다.
이도운 기자
[기사 인용]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실과 국무부가 백 장군 별세를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고, 장례식과 영결식에 여권 지도부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는 문화일보 논설위원 이도운이 미국과 다른 시각을 가지면 무조건 종북 빨갱이로 모는 전형적인 한국의 친독재 이념에 찌든 쓰레기라는 걸 보여준다. 백선엽의 6·25 전쟁 공적을 보는 시각은 미국, 한국의 좌우를 막론하고 다를 수 없지만, 그의 친일행적에 대한 건 미국과 한국이 같을 수 없다. 미국 입장에선 백선엽의 친일행적이 미국의 국익과 무관하기에 거기에 대한 의견이 있을 수 없고, 한국은 같은 민족, 그것도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운 투사들에게 총부리를 겨눈 민족의 배반자다. 그걸 단순히 미국과 다르니 친북, 반미라 몰아가는 건 이도운이 반세기도 더 지난 케케묵은 독재의 배설물이라는 걸 말해준다.
이도운은 근거도 없이 미국이 이승만의 후계자로 백선엽을 고려했다는 낭설을 주장하지만 근거 있는 건, 5·16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의 필립 하비브 정치담당 참사관이 본국에 보낸 장문의 기밀문서에서 "(백선엽은) 혜택과 진급, 사면 등으로 자신의 파벌을 형성하고 다른 참모총장들보다도 더욱 부패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고 기술한 거였다. 한번 부패한 인간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그는 예편한 뒤에도 동생과 함께 대한민국 최대의 선인학원 사학비리를 저지르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다. 그리곤 장남 명의신탁 차명소유로 강남에 2,000억 원대 건물을 지었다가 온 집안이 법정투쟁을 했다.
☞ [한겨레] 백선엽, 참군인 청빈한 삶?···강남역 수천억대 건물 아들명의 소유
백선엽의 6·25 때 다부동 전투 공적과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때 전공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이도운은 제정신이 아니다. 1983년 대한민국 국방부가 발표한 6·25 4대 영웅은 김홍일 장군, 김종오 대령, 맥아더 장군, 워커 장군으로 백선엽은 없었다. 그러나 예편 후 자청해 30여년 동안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자신과 채병덕 총참모장 등 일본군 출신 군인들의 한국전쟁사를 미화한다. 백선엽은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던 8개 사단 (미군 3개 사단, 한국군 5개 사단) 중 한 사단장이었다. 그러니까 다부동 전투가 마치 백선엽만의 공인 거처럼 과장되고 미화한 게 바로 파렴치한 백선엽의 자작극인 거다. 게다가 6·25 당시 백선엽 부대가 저지른 민간인 학살 수가 천 명이 훨씬 넘었으니 그는 사실상 전범이기도 하다.
☞ [한겨레] "백선엽은 조작된 영웅" 참전 군인이 말한다
이도운은 기사에서 백선엽의 공은 공으로 과는 과대로 역사의 교훈 삼아 후세의 역사적 평가를 기다리면 된다고 뜻도 애매한 말을 하는데, 그럼 백선엽 '과'의 역사적 교훈은 뭔가? 그냥 뭉개고 우기며 넘어가면 된다? 게다가 그의 친일 행적은 거의 80년 전, 6·25 때 공적은 70년 전인데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문제는 지금 백선엽을 현충원에 안장하느냐 마느냐 O, X로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현충원은 국가에 공헌한 사람의 혼을 모시는 곳이라 자격을 엄격히 따져야 하는 건 상식이다. 그러기 위해선 백선엽의 일생을 객관적인 잣대로 공정하게 재어 보아야 한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의 괴뢰국이었던 만주국 봉천군관학교를 9기로 졸업하고 독립군을 포함한 항일 세력을 토벌하는 간도특설대에서 장교로 근무한 친일파 중에서도 최고 악질 친일파였다. 그런 이유로 그는 지금도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큰 영웅 대접을 받는다. 1993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출간한 『対ゲリラ戦―アメリカはなぜ負けたか (대(對) 게릴라전 - 미국은 왜 졌는가?)』라는 책 초반부 「間島特設隊の秘密(간도특설대의 비밀)」 장(章)에서 백선엽은 아래와 같이 회고한다.
백선엽 본인 자신이 정면으로 부정했으니 간도특설대에 근무했지만 실제로 광복군을 토벌하진 않았다는 식의 궤변은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그리고 일본군을 떠나 독립군에 합류하는 걸 '배반'한다고 표현하니 뼛속까지 친일파임을 자진 폭로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건 광복군을 토벌한 자신의 반민족적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는 단 한 줄의 언급 없이,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며 마치 제삼자의 이야기하듯 넘어간 사실이다. 자기가 독립군이 되어 싸웠다 해도 독립이 더 일찍 오진 않았을 테니 자신의 행위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변명한다.
같은 논리로, 안중근, 윤봉길 의사가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해도 독립을 당기지 못했으니 의미가 없다는 주장과 같다. 이런 민족의 반역자가 독립과 함께 처단되지 않은 게 한스러울 뿐이다. 그는 애초에 절대로 국군이 되어선 안 될 사람이었다. 국군 장성으로 6·25 전쟁 때 아무리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해도, 그건 마치 연쇄 성폭력범이 어찌어찌 초등학교 교사로 임명되어 수십 년간 존경받는 선생으로 재직하고 과거를 하나도 반성하지 않은 채 거창한 은퇴 기념식을 한 거와 같다. 그럴 경우 존경하는 스승으로 동상과 박물관을 세워줘야 할까? 그건 아닐 거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며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만약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군 장교로 미국의 독립투사 때려잡는 군사 작전에 참여한 경력이 있었다면? 어찌하다 박쥐처럼 독립전쟁 때 군복 갈아입고 장군으로 수훈을 세웠어도 그가 초대 대통령이 되었고 지금 미국의 후손이 조지 워싱턴을 무조건 구국의 영웅이라 칭할까? 아마 그보단 개인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선 무슨 말도, 무슨 짓도 서슴지 않고 할 위인이라 평가했을 거다.
이처럼 한국은 토착왜구 극우 세력 때문에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적반하장에조차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니 우방국 미국엔 친일파가 많고 역대 대통령이 죄다 일본 편을 들게 했다.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전범을 합사하고 정치인들이 참배하는 걸 반대하지만 막상 한국 현충원엔 친일파가 수두룩하다. 일본이야 그나마 자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군인들이었단 핑계라도 있지만, 한국 현충원엔 조국을 배반하고 일제 앞잡이로 설친 쓰레기들을 모셔다가 영웅시하니 일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얼마나 한심할까? 일본 야스쿠니 신사 합사, 참배 반대 운운하는 게 얼마나 위선적이며 헛소리로 들릴까?
☞ [연합뉴스] 보훈처, 백선엽 안장자 정보에 '친일 행위자'..."관계기관 협의로 게재"
보훈처에서 궁여지책을 내놓았다. 역사 의식이 희박한 건지 지적 수준이 낮은 건지, 민족을 배반한 친일파도 현충원에 안장하자는 여론이 만만치 않으니 아예 '친일 행위자'라는 사실을 안장자 정보에 기록하는 거다. 그래야 자세한 역사적 사실을 모르는 후세대가 백선엽을 무조건 영웅시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역시 최선책은 조국을 배반했던 친일파를 현충원에 안장하지 않는 거다.
Comments
Post a Comment